보통 맞춤 정장이라고 하면 Tailored 또는 Tailor-made라는 뜻으로 통한다. 재단사가 한 사람을 위해 주문자의 몸 치수를 측정하고, 선택한 패브릭의 특성과 움직임을 고려한, 미세한 치수 조절을 통해 주문자에게 꼭 맞게 디자인 된 옷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양쪽 팔의 길이가 다른 나는 Tailored 와이셔츠를 입어본 경험이 있어서 맞춤 정장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
그렇다면 맞춤 가구는 어떤가?
우리가 맞춤 가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내가 사용할 목적으로, 내가 원하는 사이즈, 내가 원하는 재료로 내 공간에 맞도록 디자인하고 제작된 가구를 일컫는다. 집이라면 붙박이 장도 공간에 딱 맞으니 맞춤이라 할 수 있고, 특별하게 제작된 식탁과 의자도 내 공간을 위해 디자인 되었으니 맞춤 가구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가구는 옷과는 좀 다른 맞춤의 개념이 적용된다. 옷은 ‘나’ 라는 사람에 맞춤이 진행되지만 가구는 ‘나’보다는 ‘공간’에 설치되는 것이라서, 내 공간에 맞거나 내 공간에 어울리는 설치물의 개념으로 맞춤이 진행된다.
가구도 옷처럼 ‘나’에게 그리고 내 몸에 딱 맞는 맞춤으로 만들어 질 수는 없을까?
우리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업무 장소를 생각해 보자. 9시에 출근해서 퇴근하는 6시까지 점심시간 1시간, 기타 다른 장소를 오가며 보내는 여유 시간 2시간 정도를 제외하더라도 자리에 앉아 일하는, 모니터를 보며 업무를 하는 시간은 하루에 5~6 시간이나 된다.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워 자리를 더 많이 비운다면 앉아 있는 시간이 더 줄어들 수 있겠지만, 그래도 보통 하루에 4~5 시간은 앉아서 일을 한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며 함께하는 데스크와 모니터 그리고 의자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보면, 별다른 ‘맞춤’ 없이 처음 구입한 그 상태 그대로 앉아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높낮이나 등받이 기울기가 가능하다는 것조차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의자나 데스크, 모니터가 좀 불편해도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몸은 움직일 수 있으니 정해진 가구에 몸을 맞춰가면서 말이다.
사실, 나도 오랜 시간 주어진 환경에 불만 없이 내 몸을 맞춰가면서 일해왔다. 가구 디자이너라 이렇게 저렇게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고, 불편함을 고칠 수 있는 쉬운 방법도 찾을 수 있었지만, 아예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가구에 몸을 맞춰가면서 일한 결과는 목디스크, 허리 디스크, 건초염 등 다양한 통증 질환, VDT 증후군이라는 패키지 질환을 갖게 된 것이다. 사실 이런 질환은 많은 사람이 겪고 있기 때문에, 어디가 아프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 꼭 나만 유별난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참는데 나만 아픈 척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그냥 조용히 참고 지내왔다. 몰래 병원에 다니고, 침을 맞고 통증이 어느정도 잦아들면 이내 회복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티곤 했다. 이러한 상황의 반복은 결국 더 좋지 않은 상황으로 몰아갈 뿐 해결책이 아닌 데도 말이다.
앞으로는 노력을 해보자.
“마우스 이야기” 편에 일반 마우스와 버디컬 마우스를 언급한 적이 있다. 일반 마우스는 손목 주변 근육을 한번 비튼 상태로 움직여야 해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손을 세워서 사용하는 버티컬 마우스가 탄생한 것이고, 근육의 긴장도를 그나마 줄여 보겠다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된다. 이런 선택의 문제, 내 몸에 관심을 갖고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문제가 있다면 아니 문제로 인식하는 순간부터라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어 보자. 내 키에 맞도록 의자 높이도 조절하고 등받이에 등도 기대어 바른 자세로 앉아도 보고, 목 근육이 뭉치거나 아프다면 모니터도 높여보자. 옆 사람이 이야기해주지 않는 아주 사소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들. 나 자신이 신경쓰지 않으면 더더욱 힘들어질 뿐이다.
컴퓨터가 만들어진 이래 어쩌면 입력 도구의 다양화 중 정말 신기한 기기가 마우스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키보드는 이전에 타자기 라고 일컫는 타이프라이터가 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익숙한 도구이며 그기능을 바탕으로 발전된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낯설지는 않았을거라 생각된다. 그러나 마우스는 다르다. 내가 원하는 방향을 손의 움직임과 맞추어 그대로 모니터 안에서 구현되는 마우스는 어쩌면 기계속 나를 대변하는 분신과도 같은 존재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편한 내 분신을 자유롭게 사용하다보니 편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로인해 많은 힘든 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을 만든것이 꼭 마우스때문이라고 콕 집에 이야기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손의 움직임이과 연관되어 사용했기 때문에 사용자들에게 가장 많이 이야기되고 그리고 평가도 많았으리라
자 이제부터는 나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아마도 대학에 입학하면서 바로 컴퓨터를 사용했던 나는 그래도 나름 많이 컴퓨터를 사용한 세대중의 하나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것 같다. 여러가지 마우스중 기억에 남는 몇몇 마우스가 있다.
매직 마우스
첫째로 애플에서 만드는 마우스는 정말 획기적인 디자인과 기능으 로 갖고싶은 마우스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을 하는 사 람, 특히 맥 유저라면 매직 마우스는 모두 사용하는 제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날렵한 외관과 표면을 터치하는 느낌 그리고 마감의 완벽함을 모두 다 갖춘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좋은 제품이 왜 요즘 마우스 추천 이야기만 나오면 밀리게 되는것일까?
가끔 올라오는 질문중 맥북을 구입하고 마우스는 어떤게 좋을까요 하고 질문을 받으면 어느정도 맥을 오래 사용한 유저들은 매직 마우스 추천을 꺼린다. 나부터 도 그렇다. 매직 마우스를 사실거라면 PT 할때 사용하는 용도로 구 입하는건 좋지만 주로 사용하는 마우스로는 다른 제품을 추천한다. 아마도 매직 마우스를 사용하면서 겪은 손목 질환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실 매직 마우스 때문에 손목 질환이 생겼다 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마우스가 가진 구조가 손목을 살짝 틀어 잡아 사용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긴장도가 결국 손목터널 증후군 부터 시작해서 엘보우 관련 질환까지 다양한 손 관련 질환에 대한 경험을 주 었기 때문 아닐까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아마 이러한 질환을 아직 갖고 있는 분들은 어떤 치료를 받으셨는지 이야기를 안해도 아실거라 생각한다. 한의원의 침부터 엑스레이, MRI, 초음파, 충격파, 주사치료 등등 아주 다양한 검사와 치료들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 불해 가면서 다시 마우스를 잡는다. 아마도 해결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다시 잡은 마우스 그러나 갑자 기 혜성처럼 등장한 마우스가 있다.
MX ERGO
MX Vertical
이 마우스는 둘째로 이야기할 로지텍의 MX ERGO , MX Vertical 마 우스들이다. 너무 힘든 상황을 격다보니 뭔가 새로운게 출시되면 혹 시 손목이 나아지려나 하는 맘에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아 마존으로 구입, 그냥 무조건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한창 이때쯤 인체 공학 마우스들이 언급되며 많은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하였고 기존 의 방식과는 너무나 다른 MX ERGO를 받아들고 트렉볼을 엄지손가 락으로 움직여가며 사용하기 시작했다. 사실 트렉볼 마우스를 처음 사용하게되면 익숙하지 않아서 시간이 필요하다. 그 기간을 받아들이 지 못한다면 트렉볼 마우스 대신 MX Vertical 과 같이 세로로만 잡 고 움직이는 마우스를 사용해야 한다. 물론 두개의 마우스를 모두 구매해서 사용한 나는 MX ERGO 를 선 택 하였고 손목을 움직일 필요가 없는 고정형 스타일에 익숙해지면 서 그나마 손목 질환에서 탈출 할 수 있었다. 불편해도 뭔가 느리고 답답해도, 포인팅 해상도가 높지 않아도 결론은 손목이 아프지 않기 때문에 최근까지 사용하고 있다. 최근 ERGO M575 라는 제품이 출 시되어 그동안 사용했던 MX ERGO를 떠나 보내게 되었다.
극명하게 다른 이 두 마우스를 사용해 보면서 무언가 바꾸려면 큰 시 도를 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몸이 보내는 소리 에 귀기울이고 그에 맞춰 내가 어떻게 작업 환경을 바꾸어 나가야 할 지 고민해야 그나마 나름의 해결책을 시도해 볼 수 있다. 그러기에 약 간은 힘들고 서럽다.
몸이 회복 되는 시간은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만큼 나빠지도록 만들어왔던 시간 역시 길었기 때문이다. 우리 가 아프지 않게 일하고 생활하기 위해 올바른 환경을 위해 조금이나마 신경 쓴다면 아마도 회복 되는데 오랜 시간 을 허비하지 않아도 될거라 생각한다.
P.S. 마우스를 사용하실때 가급적 손목부터 팔꿈치 까지 많은 면적을 데스크에 붙여 사용하면 좋다고 합니다.
어느날 아침에 눈을 떴을때 침대에서 내려 올 수가 없어 지인의 도움으로 병원을 찾아가 고 의사는 디스크라는 이야기를 처음 꺼냈다. 어 디서 들은건 있어서 수술을 하면 안좋다고 그 냥 물리 치료만 받겠다고 하고 한달 정도의 시 간을 지내니 움직이는데 크게 지장이 없을 정도 의 상황이 되었다. 이렇게 나의 허리 통증은 시 작된것으로 기억한다. 돌이켜보건데 10년이 넘 은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아마도 책상에서 오래 일을 하시는 분들은 허리나, 목 혹은 손목관련 질환이 하나정도는 있을것으로 추측된다. 9시에 출근해 12시 점심시간까지 열심히 달리고 빠듯한 1시간의 점심 식사 후 6시 퇴근 전까지 꾸벅 거리며 졸고있는 10분 정도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열심히들 일 하고 있다. 뚫어져라 바라보는 모니터는 어느새 코가 맞닿을정도의 거리로 줄어들고 있고 무 거운 머리를한손으로 받치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열심히 사용하면서 무언가를 한다.
엉덩이가 무거우면 공부도 잘한다 (?) 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앉아서 무엇을 하는것에 많 은 가치를 부여하는 이 사회는 어쩌면 의자라는 감옥에 우리를 얽어매고 일 하도록 가두어 놓 는 올가미 같은게 아닌가 생각할 정도이다. 이럴때면 가끔 학교시절에 울리던 50분 수업 후 10 분 휴식 시간을 알리는 벨 소리가 그나마 이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아니 었을까 생각된다.
초등학교부터 지금까지 아마도 40년동안 의자를 사용하며 살아오고있다. 이 세월동안 많은 종류의 의자에 앉아보고 연구도 해보고 디자인도 해보았다. 그런데 결국 나의 허리를 보 호해 줄 만한 의자를 만나지도 못했고 디자인해보지도 못했다. 그러다보니 지금은 50대의 나 이에 70대 심각한 환자의 허리 상태를 갖고 통증을 참아가며 생활 하는 상황이 되버렸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다고 시간을 되돌려 낫기를 바라는 맘에 무엇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상 황이 더이상 안좋아지도록 조심하고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방법밖에 없는것 같다.
그렇다면 무엇을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건지 나의 주변을 둘러보고 만약 바꿀 수 있 는것이 있다면 한번 디자인으로 접근해 보는것도 가치가 있을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아마도 여기 보여지는 다양한 방식의 제안들은 어쩌면 기존의 방식보다 불편할 수도 있 고 난해할 수도 있다. 제안은 제안인것이고 절대적인 해결 책은 아니다. 아니 우리가 어떤 부 분에서는 잘못된 생각의 접근을 한것이 있을 수도 있다. 우리가 정형외과 의사나 재활 의학 전 공을 한 사람이 아니라 디자이너이고 디자인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능성을 찾아본것이 기 때문이다. 아마도 사용자들의 몸 상태에 따라 어떤 결과물은 동감을 할수도 있고 어떤 결과물은 아닐 수도 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정말 깜짝 놀란 사실이 있었다. 좋은 대기업에 그 래도 십여년을 다닌 여자분으로 부터 들은 말이다. “ 저는 회사에서 지금까지 살면서 의자를 한번도 뒤로 제껴본적이 없어요 지금 사용하는 의자도 그런 기능이 있는지도 몰라요. 상사 분 들, 아마 남자 분들 만 그렇게 하시는거 같던데 일반 사원은 꿈도 못꾸는 자세 아닌가요. 뭐 그러다보니 공간도 협소해서 그런 자세를 취해 본적이 없는거죠. 저만 이상한건가? ㅎㅎㅎ”. 책상에 의자라는 조합으로 일해오다가 최근 서서 일하면 좋다는 이야기가 나온 후 여기저기서 높이 조절 책상으로 바뀌고 과감히 의자를 잠깐 버릴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다.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 지기 까지도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했으니 이제 다른 상황의 접근 방법은 조금 빨리 받 아들여 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1976년 덴마의 의사 AC 만달 박사의 호모 세 덴스 (HOMO SEDENS: 앉아서 생활하는 인간)라는 논문 발표가 인간을 앉아서 생활하는 존 재로 인식하게 한 이상 우리는 그동안 잊고 살았던 나의 생활 환경을 바꾸고 내 몸을 스스로 지켜 나가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반드시 해야되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맞춤 정장 VS 맞춤 가구
보통 맞춤 정장이라고 하면 Tailored 또는 Tailor-made라는 뜻으로 통한다. 재단사가 한 사람을 위해 주문자의 몸 치수를 측정하고, 선택한 패브릭의 특성과 움직임을 고려한, 미세한 치수 조절을 통해 주문자에게 꼭 맞게 디자인 된 옷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양쪽 팔의 길이가 다른 나는 Tailored 와이셔츠를 입어본 경험이 있어서 맞춤 정장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
그렇다면 맞춤 가구는 어떤가?
우리가 맞춤 가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내가 사용할 목적으로, 내가 원하는 사이즈, 내가 원하는 재료로 내 공간에 맞도록 디자인하고 제작된 가구를 일컫는다. 집이라면 붙박이 장도 공간에 딱 맞으니 맞춤이라 할 수 있고, 특별하게 제작된 식탁과 의자도 내 공간을 위해 디자인 되었으니 맞춤 가구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가구는 옷과는 좀 다른 맞춤의 개념이 적용된다. 옷은 ‘나’ 라는 사람에 맞춤이 진행되지만 가구는 ‘나’보다는 ‘공간’에 설치되는 것이라서, 내 공간에 맞거나 내 공간에 어울리는 설치물의 개념으로 맞춤이 진행된다.
가구도 옷처럼 ‘나’에게 그리고 내 몸에 딱 맞는 맞춤으로 만들어 질 수는 없을까?
우리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업무 장소를 생각해 보자. 9시에 출근해서 퇴근하는 6시까지 점심시간 1시간, 기타 다른 장소를 오가며 보내는 여유 시간 2시간 정도를 제외하더라도 자리에 앉아 일하는, 모니터를 보며 업무를 하는 시간은 하루에 5~6 시간이나 된다.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워 자리를 더 많이 비운다면 앉아 있는 시간이 더 줄어들 수 있겠지만, 그래도 보통 하루에 4~5 시간은 앉아서 일을 한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며 함께하는 데스크와 모니터 그리고 의자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보면, 별다른 ‘맞춤’ 없이 처음 구입한 그 상태 그대로 앉아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높낮이나 등받이 기울기가 가능하다는 것조차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의자나 데스크, 모니터가 좀 불편해도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몸은 움직일 수 있으니 정해진 가구에 몸을 맞춰가면서 말이다.
사실, 나도 오랜 시간 주어진 환경에 불만 없이 내 몸을 맞춰가면서 일해왔다. 가구 디자이너라 이렇게 저렇게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고, 불편함을 고칠 수 있는 쉬운 방법도 찾을 수 있었지만, 아예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가구에 몸을 맞춰가면서 일한 결과는 목디스크, 허리 디스크, 건초염 등 다양한 통증 질환, VDT 증후군이라는 패키지 질환을 갖게 된 것이다. 사실 이런 질환은 많은 사람이 겪고 있기 때문에, 어디가 아프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 꼭 나만 유별난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참는데 나만 아픈 척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그냥 조용히 참고 지내왔다. 몰래 병원에 다니고, 침을 맞고 통증이 어느정도 잦아들면 이내 회복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티곤 했다. 이러한 상황의 반복은 결국 더 좋지 않은 상황으로 몰아갈 뿐 해결책이 아닌 데도 말이다.
앞으로는 노력을 해보자.
“마우스 이야기” 편에 일반 마우스와 버디컬 마우스를 언급한 적이 있다. 일반 마우스는 손목 주변 근육을 한번 비튼 상태로 움직여야 해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손을 세워서 사용하는 버티컬 마우스가 탄생한 것이고, 근육의 긴장도를 그나마 줄여 보겠다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된다. 이런 선택의 문제, 내 몸에 관심을 갖고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문제가 있다면 아니 문제로 인식하는 순간부터라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어 보자. 내 키에 맞도록 의자 높이도 조절하고 등받이에 등도 기대어 바른 자세로 앉아도 보고, 목 근육이 뭉치거나 아프다면 모니터도 높여보자. 옆 사람이 이야기해주지 않는 아주 사소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들. 나 자신이 신경쓰지 않으면 더더욱 힘들어질 뿐이다.
이제는 가구에 억지로 몸을 맞추지 말자! 내 몸을 위한 맞춤 데스크 셋업이 중요하다.
똑바로 앉아라!
‘꾸부정하게 앉지 말고 똑바로 앉아!’
‘자 허리 펴고!’
‘똑바로 앉아야지 허리 망가져!’
우리가 학생 때부터 듣던 이야기 아닌가 싶다. 사실 어른들이 이야기할 땐 괜한 걱정을 하신다고 잔소리로만 들어 넘기는 말이었으나 이제는 이게 잔소리가 아니라 큰일이 되어가는듯하다.
며칠 전 정기적으로 가는 재활의학과에 진료가 있어 아침 일찍 도착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새로 인테리어를 마치고 옮긴 장소에 눈에 띄는 사인이 있었다. 아, 이게 뭐지? 원래 있었는데 나만 몰랐나?
‘자세 교육실’ 저게 뭘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고 나름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었는데…..
몇 년 전 전시회에서 어떤 회사의 대표가 이야기한 내용이 문득 생각났다.
“요즘 신입사원들 들어오면 1~2년 안에 목이며 손목이며 다 나가서 큰일이에요.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네요”라며 한참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사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목이나 허리의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한다. 일하는 사람 본인이 조금만 신경 쓰면 되는 일처럼 생각되지만 그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나조차도 그랬으니까.
지금이야 목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니까 자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조심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이런 내용을 아프지 않은 상황에서 인식하고 살기란 쉽진 않다. 나와는 거리가 먼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예전의 나의 모습을 회상해 보며 이런 자세 교육실에서 올바른 교육을 받아 나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며 지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다음에 가보면 한번 물어봐야겠다. 도대체 저곳은 무얼 하는 곳인지…
마우스 이야기
우선 이글은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점을 먼저 밝힙니다.
컴퓨터가 만들어진 이래 어쩌면 입력 도구의 다양화 중 정말 신기한 기기가 마우스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키보드는 이전에 타자기 라고 일컫는 타이프라이터가 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익숙한 도구이며 그기능을 바탕으로 발전된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낯설지는 않았을거라 생각된다.
그러나 마우스는 다르다. 내가 원하는 방향을 손의 움직임과 맞추어 그대로 모니터 안에서 구현되는 마우스는 어쩌면 기계속 나를 대변하는 분신과도 같은 존재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편한 내 분신을 자유롭게 사용하다보니 편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로인해 많은 힘든 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을 만든것이 꼭 마우스때문이라고 콕 집에 이야기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손의 움직임이과 연관되어 사용했기 때문에 사용자들에게 가장 많이 이야기되고 그리고 평가도 많았으리라
자 이제부터는 나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아마도 대학에 입학하면서 바로 컴퓨터를 사용했던 나는 그래도 나름 많이 컴퓨터를 사용한 세대중의 하나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것 같다. 여러가지 마우스중 기억에 남는 몇몇 마우스가 있다.
매직 마우스
첫째로 애플에서 만드는 마우스는 정말 획기적인 디자인과 기능으 로 갖고싶은 마우스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을 하는 사 람, 특히 맥 유저라면 매직 마우스는 모두 사용하는 제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날렵한 외관과 표면을 터치하는 느낌 그리고 마감의 완벽함을 모두 다 갖춘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좋은 제품이 왜 요즘 마우스 추천 이야기만 나오면 밀리게 되는것일까?
가끔 올라오는 질문중 맥북을 구입하고 마우스는 어떤게 좋을까요 하고 질문을 받으면 어느정도 맥을 오래 사용한 유저들은 매직 마우스 추천을 꺼린다. 나부터 도 그렇다. 매직 마우스를 사실거라면 PT 할때 사용하는 용도로 구 입하는건 좋지만 주로 사용하는 마우스로는 다른 제품을 추천한다.
아마도 매직 마우스를 사용하면서 겪은 손목 질환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실 매직 마우스 때문에 손목 질환이 생겼다 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마우스가 가진 구조가 손목을 살짝 틀어 잡아 사용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긴장도가 결국 손목터널 증후군 부터 시작해서 엘보우 관련 질환까지 다양한 손 관련 질환에 대한 경험을 주 었기 때문 아닐까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아마 이러한 질환을 아직 갖고 있는 분들은 어떤 치료를 받으셨는지 이야기를 안해도 아실거라 생각한다. 한의원의 침부터 엑스레이, MRI, 초음파, 충격파, 주사치료 등등 아주 다양한 검사와 치료들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 불해 가면서 다시 마우스를 잡는다. 아마도 해결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다시 잡은 마우스 그러나 갑자 기 혜성처럼 등장한 마우스가 있다.
MX ERGO
MX Vertical
이 마우스는 둘째로 이야기할 로지텍의 MX ERGO , MX Vertical 마 우스들이다. 너무 힘든 상황을 격다보니 뭔가 새로운게 출시되면 혹 시 손목이 나아지려나 하는 맘에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아 마존으로 구입, 그냥 무조건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한창 이때쯤 인체 공학 마우스들이 언급되며 많은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하였고 기존 의 방식과는 너무나 다른 MX ERGO를 받아들고 트렉볼을 엄지손가 락으로 움직여가며 사용하기 시작했다. 사실 트렉볼 마우스를 처음 사용하게되면 익숙하지 않아서 시간이 필요하다. 그 기간을 받아들이 지 못한다면 트렉볼 마우스 대신 MX Vertical 과 같이 세로로만 잡 고 움직이는 마우스를 사용해야 한다.
물론 두개의 마우스를 모두 구매해서 사용한 나는 MX ERGO 를 선 택 하였고 손목을 움직일 필요가 없는 고정형 스타일에 익숙해지면 서 그나마 손목 질환에서 탈출 할 수 있었다. 불편해도 뭔가 느리고 답답해도, 포인팅 해상도가 높지 않아도 결론은 손목이 아프지 않기 때문에 최근까지 사용하고 있다. 최근 ERGO M575 라는 제품이 출 시되어 그동안 사용했던 MX ERGO를 떠나 보내게 되었다.
극명하게 다른 이 두 마우스를 사용해 보면서 무언가 바꾸려면 큰 시 도를 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몸이 보내는 소리 에 귀기울이고 그에 맞춰 내가 어떻게 작업 환경을 바꾸어 나가야 할 지 고민해야 그나마 나름의 해결책을 시도해 볼 수 있다. 그러기에 약 간은 힘들고 서럽다.
몸이 회복 되는 시간은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만큼 나빠지도록 만들어왔던 시간 역시 길었기 때문이다. 우리 가 아프지 않게 일하고 생활하기 위해 올바른 환경을 위해 조금이나마 신경 쓴다면 아마도 회복 되는데 오랜 시간 을 허비하지 않아도 될거라 생각한다.
P.S. 마우스를 사용하실때 가급적 손목부터 팔꿈치 까지 많은 면적을 데스크에 붙여 사용하면 좋다고 합니다.
프롤로그
Homo Sedens
나도 아프다.
어느날 아침에 눈을 떴을때 침대에서 내려 올 수가 없어 지인의 도움으로 병원을 찾아가 고 의사는 디스크라는 이야기를 처음 꺼냈다. 어 디서 들은건 있어서 수술을 하면 안좋다고 그 냥 물리 치료만 받겠다고 하고 한달 정도의 시 간을 지내니 움직이는데 크게 지장이 없을 정도 의 상황이 되었다. 이렇게 나의 허리 통증은 시 작된것으로 기억한다. 돌이켜보건데 10년이 넘 은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아마도 책상에서 오래 일을 하시는 분들은 허리나, 목 혹은 손목관련 질환이 하나정도는 있을것으로 추측된다. 9시에 출근해 12시 점심시간까지 열심히 달리고 빠듯한 1시간의 점심 식사 후 6시 퇴근 전까지 꾸벅 거리며 졸고있는 10분 정도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열심히들 일 하고 있다. 뚫어져라 바라보는 모니터는 어느새 코가 맞닿을정도의 거리로 줄어들고 있고 무 거운 머리를한손으로 받치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열심히 사용하면서 무언가를 한다.
엉덩이가 무거우면 공부도 잘한다 (?) 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앉아서 무엇을 하는것에 많 은 가치를 부여하는 이 사회는 어쩌면 의자라는 감옥에 우리를 얽어매고 일 하도록 가두어 놓 는 올가미 같은게 아닌가 생각할 정도이다. 이럴때면 가끔 학교시절에 울리던 50분 수업 후 10 분 휴식 시간을 알리는 벨 소리가 그나마 이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아니 었을까 생각된다.
초등학교부터 지금까지 아마도 40년동안 의자를 사용하며 살아오고있다. 이 세월동안 많은 종류의 의자에 앉아보고 연구도 해보고 디자인도 해보았다. 그런데 결국 나의 허리를 보 호해 줄 만한 의자를 만나지도 못했고 디자인해보지도 못했다. 그러다보니 지금은 50대의 나 이에 70대 심각한 환자의 허리 상태를 갖고 통증을 참아가며 생활 하는 상황이 되버렸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다고 시간을 되돌려 낫기를 바라는 맘에 무엇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상 황이 더이상 안좋아지도록 조심하고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방법밖에 없는것 같다.
그렇다면 무엇을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건지 나의 주변을 둘러보고 만약 바꿀 수 있 는것이 있다면 한번 디자인으로 접근해 보는것도 가치가 있을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아마도 여기 보여지는 다양한 방식의 제안들은 어쩌면 기존의 방식보다 불편할 수도 있 고 난해할 수도 있다. 제안은 제안인것이고 절대적인 해결 책은 아니다. 아니 우리가 어떤 부 분에서는 잘못된 생각의 접근을 한것이 있을 수도 있다. 우리가 정형외과 의사나 재활 의학 전 공을 한 사람이 아니라 디자이너이고 디자인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능성을 찾아본것이 기 때문이다. 아마도 사용자들의 몸 상태에 따라 어떤 결과물은 동감을 할수도 있고 어떤 결과물은 아닐 수도 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정말 깜짝 놀란 사실이 있었다. 좋은 대기업에 그 래도 십여년을 다닌 여자분으로 부터 들은 말이다. “ 저는 회사에서 지금까지 살면서 의자를 한번도 뒤로 제껴본적이 없어요 지금 사용하는 의자도 그런 기능이 있는지도 몰라요. 상사 분 들, 아마 남자 분들 만 그렇게 하시는거 같던데 일반 사원은 꿈도 못꾸는 자세 아닌가요. 뭐 그러다보니 공간도 협소해서 그런 자세를 취해 본적이 없는거죠. 저만 이상한건가? ㅎㅎㅎ”.
책상에 의자라는 조합으로 일해오다가 최근 서서 일하면 좋다는 이야기가 나온 후 여기저기서 높이 조절 책상으로 바뀌고 과감히 의자를 잠깐 버릴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다.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 지기 까지도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했으니 이제 다른 상황의 접근 방법은 조금 빨리 받 아들여 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1976년 덴마의 의사 AC 만달 박사의 호모 세 덴스 (HOMO SEDENS: 앉아서 생활하는 인간)라는 논문 발표가 인간을 앉아서 생활하는 존 재로 인식하게 한 이상 우리는 그동안 잊고 살았던 나의 생활 환경을 바꾸고 내 몸을 스스로 지켜 나가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반드시 해야되는 부분이라 생각된다.